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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s/Clash of clans

가출기 _ Clash of clans

가출기 _ Clash of clans


이 전까지는 그랬다.


설렁설렁. 하고 싶으면 하고, 말고 싶으면 마는. 


잘 못해 봐야 자신을 질책하고 잠깐 멘붕에 발을 담갔다 빠져 나오는…


그렇게 대부분이 자신 만의 문제였었다.


그러나 클랜 워가 생기고 나서는 개인의 능력이 클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고 클랜원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종의 사회화가 이뤄지고 말았다. 


그것도 반 강제적으로.


이렇게 '내' 게임에서 '모두'의 게임으로 변화하며 이전에도 가끔은 필요하다고 느꼈던 클랜 내의 유대감이 더 견고해진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만큼 클랜원으로서 서로에게 지워진 책임이 커졌고, 


갑자기 생긴 책임감은 움직임을 부자연스럽게 만들었다. 


가끔은 속상함에 남 탓을 하기도 하고, 


결국 모두를 위해 누군가를 희생시키기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내 말만 하자면 이런 현상은 솔직히 맘에 안 든다.


가만 두면 열심히 해도 누가 하라면 하기 싫어지는… 


뭐 그런 미운 일곱 살의 행동과 다름 없겠지만 왠지 내 의지 이외에 날 끌어가는 뭔가가 있다는 것이 껄끄러운 건 어쩔 수 없다.


게다가 최근 이뤄진 새로운 업데이트는 바로 전 업데이트에 런칭된 클랜 워를 제작사 입장에서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충분히 눈치 챌 만 한 노골적인 제스처였다.


멀티플레이에 대한 배려가 사라지며 클랜 워를 주축으로 돌아가는 클랜의 활동이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거란 걸 충분히 예측 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이런 이유로


며칠을 고민하다 눈물을 뿌리며 정든 클랜을 뛰쳐나오게 된다.


가출의 참 맛은 갈 곳이 있어도 어딘가 비장하게 외진 길을 쓸쓸히 걸어야 나듯이 우선은 독고다이 생활을 누려 보기로 했다. 


좀 더 안전한 지역으로 트롭을 낮췄고, 뉴비들을 갈취해 놀던 빌더에게 돈 좀 쥐어주며 오랜만에 일을 맡겼다. 


그 과정 중 안 그래도 단순하지만 극단적으로 단순했던 예전의 플레이 스타일을 찾아가며 셀프퇴보힐링의식을 치르기도 했다.



정말 500년 만에 시원하게 벌은 모습. -_-;


문제가 있다면 클랜캐슬 명패의 부재였다. 


날 보호하는 가족이 없다는 것을 눈치 챈 독사들이 가끔 날 괴롭히는데 어떤 때는 정말 클랜에 찾아가 이르고 싶더라.


결국 비를 피할 지붕이 필요했고 클랜 ‘복서의 발길질’을 만들어 숨었다.


일단은 안락하고 편하다.


오늘의 일을 내일로 미루고 내일의 일은 내일 생각하기로 한다.



아내가 라오스에서 보내 준 동영상인데 요즘 자주 봅니다. 빗소리가 좋아요. ^^